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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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밖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못 들은 척할수록 살가워지는 소리에
좀처럼 열리지 않는 창문을 끝끝내 열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모퉁이에 비스듬히 세워진 낡은 자전거가
따르릉 벨 소리를 울리며 눈에 들어온다.
데굴데굴 바퀴처럼 눈알이 굴러간다
복잡한 길을 지나
복잡한 생각에서 벗어나
거대한 벽 앞에 멈추어 선다.
벽은 쇳물을 뒤집어쓴 심장
차갑고 단단하게 굳은 심장을 매만지며
카세트테이프처럼 눈알이 돌아간다.
얼음을 녹이는 따뜻한 마음으로
딱딱한 껍질 속의 부드러운 음성으로
철벽이 허물어진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요즘 저는 소통이 잘 안되는 벽이 되어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잘 머물다 갑니다. 늘 건필하십시오.
김진구님의 댓글의 댓글

수퍼스톰님처럼 시를 세련되게 쓰고 싶은데 잘 안되네요. ^^;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