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나무 읽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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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나무 읽어내기/ 김 재 숙
달의 앞을 지나
야윈 눈썹으로
오래도록 일렁이는 물결 안에서
회화나무를 건졌습니다
선인문 앞
긴 시간을 새기고 긁어내고
틀어막는 고통을 이즉도 간직한
기울어진 마음이 우는 저 북소리
덤불 속에
처음이고 끝처럼 다가서는 발자국
수없이 새겨진 시간을
감당치 못해 그만 살포시 곁에 누웠습니다
울부짖는 소리 잠을 이기고
가슴 속 힘껏 가지를 비틀대는
회화나무 옆구리로
바람처럼 당신은 건너가네요.
아픔 곁에 가지 않을겁니다
회화나무 꽃피는 그곳 내 숨 자락 만 두고
더는 읽지 않겠습니다
서표 꽂힌 회화나무
울음 울 테니까요.
댓글목록
너덜길님의 댓글

오늘 이 시를 여러번 읽었습니다.
뭐랄까, 고즈넉하면서도 아름다운,
회화나무 꽃을 선물받은 느낌입니다.
읽을수록 생각하는 맛이 생기더군요.
좋은 시 읽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길.
김재숙님의 댓글

여러번 읽어 주셨다니 그저 감사합니다 시인님~^^
찬 기운에 따뜻한 차 한잔을 건네 주시네요
감사합니다~~
포근하고 편안밤 되시길 ~~ 시인님~~^^
수퍼스톰님의 댓글

소리 없이 소복이 쌓였던 눈이 서서히 녹는 소리를 듣는 듯합니다.
제 마음에 정화수가 뿌려진 듯 차분해 집니다. 좋은 시 감사합니다.
너덜길님의 댓글

또 왔습니다.
그리고 또 읽고 또 읽었습니다.
'아픔 곁에 가지 않을 겁니다
회화나무 꽃피는 그곳 내 숨자락만 두고'
이토록 마음을 아리게 하는 구절이 저를 붙들고 있습니다.
절창입니다. 적어도 내겐.
김재숙님의 댓글

졸시에 이렇듯 머물러 주심을 깊이 감사드립니다
밤이 오고 하루를 접어 이불속으로 쑥 당겨 넣었습니다
이 포근함을 시인님께 전하고 싶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