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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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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06회 작성일 21-03-02 09:57

본문

섬의 3월 / 백록

 

동안거에 둥지를 틀고 버둥거리던 동박새 새끼가 동백꽃들 앞에서 독립선언문을 낭독하던
백 년 전의 기억을 물어뜯고 있다
곧 들이닥칠 홀로코스트 같은 무자년 사월의 핏빛을 애처로이 소환하며
뚝, 뚝, 떨어지는 통증들을 넌지시 내려다보며
어쩜, 자청비 같은 허기의 세월 
한참을 날갯짓하고 있다

푸르게 천년을 살며 이 섬을 지키는
동백의 잎새를 닮고 싶다며
지고 나면 또다시 거듭거듭
붉은 꽃 피우고 싶다며

쌕쌕거리며 삶을 읊조리는 Zosterops의 희끗한 눈망울
그런 희망의 새 조짐으로
삼다三多와 삼무​三無의 전설을
그윽이 떠올리며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大統領 / 백록


대통령은 더욱이 우리나라 대통령은
일단 커야 합니다
마음이 하늘만큼 커야 합니다
작아도 이 땅만큼은 품을 수 있어야 합니다

당신의 뜻을 따르는 여는 물론이거니와 
속을 썩이는 야도 보듬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잘 통해야 합니다
동서남북을 두루두루 아울러야 합니다
왼손이 아프면 오른손이 버거워짐을 알아야 합니다
우두머리라면 당연 제 수족들을 잘 살펴야 합니다
그래야 자그마한 이 땅이 오래도록 온전합니다
안 그래도 반의반 쪽인 이 나라가
나아가 이 한반도가

마침내 대통령은 속내를 텅 비워야 합니다
공수래공수거라야 합니다
차라리 등신불이어야 합니다
자고로 대통령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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