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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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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57회 작성일 23-11-10 00:02

본문

이 가을에 


 틈만 나면 구석구석 온몸을 쑤시던 뼈마디처럼 구닥다리 나의 번쾌를 잠시 묶어 놓고 길을 나섰다 길바닥으로 달라붙은 시뻘건 화인들 마그마처럼 끓어올랐다 길섶마다 어머니의 품속을 파고드는 갓난아기처럼 졸가리를 꽉 붙잡고 있는 저 마른 잎들 몰칵몰칵 젖내 나는 뽀얀 살냄새가 코 끝으로 날아왔다 머뭇거리다 영원 속으로 떠나보낸 내 아버지의 그날처럼 새초롬한 얼굴 하나 갈잎이 잠든 길섶마다 바스락거린다 심연 속에 갇힌 조각 난 영혼석처럼 온몸이 부르르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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