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과 다른 올 가을 > 창작시의 향기

지난 가을과 다른 올 가을
/피플맨66

동네 안에 개집이 있으면
그 개집안의 개도 동네의 일원으로 민화속 그림으로도 나온디

지난 가을은
밤하늘에 별들이
옹기종기 모여사는
동네의 지붕위에서 반짝이다
창문 마다를 기웃거리다
새벽녁으로 기울었다
귀뚜라미 소리도 지붕마다의
창문아래서 울고 있었다

올 가을에는
동네의 지붕과 나란히
마주하고 있는
지붕아래 요양원이 들어 왔고
요양원 창문 마다에서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다
귀뚜라미 소리도
들리지 않고 있다

밤이면 동네 지붕아래
사람들은 잠이들었을 시간
잠들지 않는 요양원 창문틈으로 번지는 노래 소리가
글로벌 하다
아마도 글로벌을
자랑스러워 하는 듯도 하다

분명

창문너머 그 세상과
창문 너머 이세상은
다른 세상일 텐데
동네의 가운데로 스며들려고
한다 동네를 밀어내고
박힌 돌이 되려고 한다
요양원도 기업화 될 수
있겠지 주식회사가
될 수 있겠지

주민들은 어디로가서
살아야 될까
갈데가 없다고 요양원으로
들어가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젠 각자도생이다

요양원 삶과
공장 직공 삶이 같을 수
없고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일용직 삶이
다르고 전문화된
전문직 삶의 스테이지가
다르다

즉, 밥 그릇의 빛깔이
다르므로
짬뽕 그릇에
초밥을 담아서
먹지 않기 때문이다

섞일수 없는 조합은
개밥이나 돼지 밥이다

짬뽕에다
스시를 얹어 먹으면
무슨 맛이될지
어쩌면 이것도
맛의 창초
맛의 개척이라고
할 것인지 ㆍ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