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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속에 비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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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월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607회 작성일 23-10-06 12:34

본문

여행 속에 비친 나

(그리스 여행 중에)

 

그리스 스테파논 신전에 기대어

죽어가는 인간

햇빛을 가리며

하늘이 사라진다

 

떨어지는 낙엽을

손가락으로 누르면

와르르 신전 기둥이 무너지고

젊은이가 환호하며

두 팔 사이로

칼 날이 번득인다

 

바람이

느린 걸음으로

이야기를 건네면

서로에게 기댄

남자와 여자

승자 없는 싸움이다

 

산자락 넓은 바위 위에

시체가 뒹굴고

올리브 나무는 춤추며

한 마리 새가

날 찾아 위로한다

 

소크라테스는 오늘도 변함없이 나를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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