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추석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나의 추석
추석이 되면 내 마음이 빈다.
가게들은 문을 닫고
길거리는 한산하다.
TV는 막히는 길이며
한가위 뉴스로 요란하지만
늙은 아내와
나의 추석은 고요하다.
고향 집은 헐린 지 오래
고삿길*은 4차선으로 바뀌고
나는 월남한 피난민보다
더 쓸쓸한 시대의 실향민-
어머니 아버지
꾀복쟁이* 친구는
흑백사진으로 희미하다.
아이들이 손님처럼 다녀간 뒤
귀향길이 실종된
시대의 노숙자 같은
우리 두 늙은이에게
한가위는 도리어 가난하다.
*고삿길 : 골목길의 전라도 방언
*꾀복쟁이 : 벌거숭이의 전북 방언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시인님,
오늘 아침 햇살이 공중을 유영하는 나비처럼 찰랑찰랑,
코스모스처럼 한들한들 거립니다.
추석 명절 잘 보내시고요.
늘 건강하시길 소망합니다.
뜬구름님의 댓글

콩트님 감사합니다. 즐겁고 풍성한 한가위 보내시길 바랍니다.
석촌님의 댓글

"아이들이 손님처럼 다녀간 뒤"
이 대목에 잠시 머물다 갑니다
뜬구름님의 서정시에 마음 촉촉히 젖어 갑니다
뜬구름님의 댓글

석촌님 답례 인사가 늦었습니다. 청명한 가을입니다. 즐겁고 보람있는 건강한 가을을 즐기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