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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길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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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뜬구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42회 작성일 23-08-30 05:57

본문

계절의 길목에서

 

 

지난여름은 모 아니면 도였다.

폭염 아니면 폭우였다.

비가 내린 게 아니라

하늘에서 홍수가 내렸다.

이런 일은 팔십 평생 처음이다.

나는 때로 저건 하늘에 계신

모든 조상님들이 흘리신

눈물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얼마나 우셨기에 저리 많을까.

코로나에

지진에

산불에

끓는 바다

정말 말세가 오는 걸까.

지악스럽게 울어대던 매미들도

올해는

언제 갔는지 모르게 사라졌다.

영악한 매미들이 

짝짓기를 포기하고 떠난 것일까.

그 지독한 여름을 겪고도

올가을 단풍은 붉을까.

하루 뒤면 20238월은 간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는

계절의 길목

성경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희뿌연 새벽

창문을 여니

비 예보 속 하늘도 마냥 희뿌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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