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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79회 작성일 23-08-2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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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 술잔이었다 너의 관심이 명사가 되어 나의 혓바닥을 삼킬 때마다 나는 한 잔의 동사가 되었다 너의 눈빛이 관형사가 되어 나의 행간을 가득 채울 때마다 백지장처럼 새하얀 여백이 긴꼬리하루살이의 비행처럼 수면을 튕기며 상류로 갈앉고 있었다 한 잔의 별빛이 두 잔이 되어 소용돌이치고 석 잔으로 삼켜버린 밤하늘이 스콜처럼 백회로 쏟아질 때 게워내지 못한 행간에 묻힌 품사들 장맛비가 열대야를 삼키고 있었다 뿌리가 뽑힌 희멀건 문장이 비틀거리는 밤거리로 빈 소주병처럼 둥둥 떠내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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