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환상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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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환상곡
밤하늘로 거미의 물결이 출렁거린다 새까맣게 그을린 파문들 발목을 삼키듯 차오르고 어둠의 등고선을 따라 소용돌이치는 별빛, 나선형 계단을 따라 빙빙 제자리걸음만 치는 예닐곱 살 아이가 있었다 살라 버린 쭉정이처럼 흩어진 흑요석 계단과 다비드의 얼굴처럼 눈꽃이 싹을 틔운 대리석 계단을 재재바르게 오가던 별 하나 숨소리가 거칠어지자 수위는 점점 어둠 속으로 차올랐다 얼어붙은 야쿠츠크의 싱크홀엔 내 어린 날의 목덜미를 비추는 투명하고 날 선 다이아몬드 조각들 멍에를 뒤집어쓴 오늘이라는 쟁기질에 발잔등이 허기처럼 부풀어 올랐다
댓글목록
다섯별님의 댓글

콩트시인님에 몽환적인 詩에 흠뻑빠져봅니다
시인님의 詩가 올려지는 날이면 꼭 시간대를 확인하는 묘한 버릇이 생겼습니다 ㅎㅎ
잠은 안주무시는지요. 저는 오늘 병원에 가서 검사가 많은 날이라 아침을 일찍 시작하였습니다만
여기는 비가 오고있습니다 습하고 더운 날씨에 건강유의 하세요
좋은 시를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콩트님의 댓글

출근길, 아침햇살이 구름사이로 단추를 풀었다 조였다 하는 걸 보니 오늘 하루도 많이 무더울 것 같습니다. 채혈실과 심전도실, 영상촬영실, 진료실을 분주하게 오가시는 시인님의 모습이 선합니다. 검사 잘 받으시고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