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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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의 단상
박 철
비가 내리면 우산을 쓰고 걸어야 하나
아니야! 흠뻑 젖으며 걷는 사람이 멋지다
슬픈 사람이 동행한다
흙탕물 속에서 고기들의 울부짖음을 본다
비 맞은 포도가 웃고 있고
꽃 파는 아가씨의 미소 띤 향기가 해맑다
비 오는 날
부침개 소리 침샘을 울리고
사슴이 긴 목을 높이 세우며
우수에 찬 눈빛이 슬픈 사람을 위로한다
비 오면 즐거운 사람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막걸리 한 순배 돌면
이웃집 아낙은 즐거운 시간을 예약한다
빗줄기에 신이 난 친구들은 파아란 마음으로 노래한다
술이 시시각각으로 변한다
하얀색에서 갈색으로 마지막은 우윳빛 청아한 색이다
술이 빗물과 함께 흐르면
슬픈 사람은 사라지고
조용히 내미는 손길이 따뜻하다
술이 흐르고
빗물이 흐른다
함께 흐르는 마음
이미 바다는 내 것이다
댓글목록
월광님의 댓글

비가 많이 오네여~~^^ 비 피해 없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