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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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
밥벌이에 툭 튀어나온 광대뼈처럼 각진
시들어버린 나날들
사내는 조각처럼 미동도 없이
한나절이 지나도록 두 손 모아 합장하듯
입질도 끊긴 빈 하늘만 무심코 바라보았다
장마철 곰삭은 액젖 같은 냄새에 낯빛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지난밤
하굿둑으로 푸슬푸슬하게 밀려온 무연고의 익사체들
어둠의 목젖을 삼키고 두둑하게 살 오른 굳은살이
손가락 사이사이 양귀비의 입술처럼 검붉게 배었다
촘촘한 도화지에 볍씨 같은 여백은 더 이상 싹을 틔우지 못했다
출근을 하고 모니터에 파리똥처럼 꿈틀거리는 비문들
선명한 해서체가 제상 위 물밥처럼 흐느적거리는
흘림체의 시간
째깍째깍
재재바르게 소곤거리는 모래시계가 한증막 속으로
가파른 숨을 몰아쉬는 저물녘
큰부리까마귀도 구슬프게 산 그림자를 쪼아대고
나는
아기예수처럼 구유에 누워 사내의 꿈속으로 침잠하고 있었다
댓글목록
다섯별님의 댓글

행간 행간이 빛나는 문장들로 가득합니다
퍼내도 계속 나오는 콩트시인님의 詩心 이 부럽기만 하군요
오늘 내일 많은 비가 내린다고 합니다
주말 잘보내시고 건강하세요 .
콩트님의 댓글의 댓글

제가 봐도 딱,
피상적이고 상투적인데
시인님께서 좋게 말씀해 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시인님께서도 건강관리 안전관리 잘하시고요.
주말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