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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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으로 물러나는 태양의 뒤끝은 붉은 여운을 남기는 것
가시 돋친 장미의 뒤끝은 기어코 통증을 유발한 피를 보고야 마는 것
요즘 유행하는 국지성 호우의 뒤끝은
광박에 피박 맞은 고돌이판처럼 싹쓸이 해 가는 것
뒤끝의 대명사는 너 어디 두고 보자 아니던가
청양고추 뒤끝에 따라오는 매운맛이 눈물 쏙 빠지게 얼얼했듯이
잊어버린 뒤끝이 매운맛처럼 혀끝에서 돋아났다
13살 때 아빠가 저지른 군밤 몇 대의 폭력적인 만행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며
다 큰 딸아이의 뒤끝작렬한 발언에
갑자기 뒷골에서 종소리가 댕댕 울리며 당당하던 대화가 슬며시 꼬리를 내리다가
"야! 너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롤러스케이트 안 사준다며 아빠 바꾸어버린다고 소리 질렀잖아"
나는 맘에 담아두고 있던 더 캐캐묵은 뒤끝으로
떠오르는 신흥세력을 한 방에 제압했다.
반딧불이가 아름다운 뉘앙스로 뒤끝을 남기며 별빛하늘로 사라졌다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다섯별 시인님,
오늘 하루 잘 지내셨습니까?
오늘은 저도 한 잔 했습니다
광박에 피박까지 쓴 저의 부족한 삶을 돌이켜보며.....
모든게 다 제 탓이겠지요.
작렬......
늘 건강, 건강하시길 빕니다.
토요일, 주말, 잘 보내시고요^^.
다섯별님의 댓글

가장 부러운 말씀을 금요일만 되면 하십니다 콩트시인님!
가까히만 계시면 콩트시인님과 술 한잔을 나누며 세상사를 논하겠는데 ㅎ
못하는 술이지만 글을 나누는 문우님과는 기꺼히 술잔을 부딛히겠습니다만 . . .
즐거운 토요일을 맞이하시고 과음은 하지 마시옵소서 ㅎ
시인삼촌님의 댓글

저도 오늘 아침 캐캐묵은 옛일 끄집어 내며
뒤끝 작렬하고 있었는데
다섯별 시인님의 시에
반딧불 뉘앙스로 가라 앉히고 있습니다.
걸작이네요. ㅎㅎ
다섯별님의 댓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시인삼촌시인님
주저리주저리 쓴 글입니다 ㅎㅎ
즐거운 토요일 맞이하세요.
시인삼촌님의 댓글의 댓글

주저리주저리 쓴 글이 오히려 읽기 편하지 않을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