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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 가는 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83회 작성일 24-03-22 06:37

본문

문상 가는 길 






하늘로 눈웃음치는 

폐가의 처마 끝  


숨죽이는 올가미처럼 엄폐한  

흙투성이 빈집  


삭풍에 

깃털만 볏가리로 쌓아두고  


새들은 어디로 갔을까 


건너편 대밭에 날개를 묻어버린  

바람의 뼛조각들  


빈 하늘로 공포를 쏘아 올린 

스산한 저물녘  


구멍 난 주머니 속  

수북이 쌓인 어스름을 뒤적거린다  


오가며 

쉼표를 놓고 간 돌탑들  

그 행간 속에  


쓰다만 엽서가 시체처럼 쌓여 

호곡하고 


한 여자가 날개옷도 없이 

빈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수많은 이야기를 남기고
육체를 벗어 놓은 쉼표의 흔적들,
해가 갈 수록 친숙해 집니다.

누군가 또 빈집의 주인이 되었군요.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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