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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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깜깜한 어둠 속에서
비를 맞으며 걷는 사람을 본다.
물에 빠진 생쥐 모습도 모자라
얼마나 가시 돋친 말들을 듣고,
얼마나 긴 시간을 가시밭길에서 헤맸던 걸까?
머리부터 발끝까지 과녁인 것처럼
뾰족한 빗줄기가 촘촘히 박히는 게
영락없이 웅크리고 걷는 고슴도치다.
고슴도치가 고개를 빳빳이 들고
하얗게 질린 얼굴로 하늘을 빤히 노려본다.
소용없다는 듯, 아무 소용 없다는 듯
하고 싶은 얘기가 많은 입을 꾹 다문다.
누군가 고슴도치에게 다가간다.
한 손에는 먹구름 우산을 쓰고
다른 한 손으로는 무지개 우산을 건네주고
가로등 보다 밝은 미소를 지으며
주저 없이 뾰족한 가시를 쓸어내린다.
댓글목록
사람사이님의 댓글

아내분이? 마중 나와 주셨군요
아참 따님 일 수도...
역시나 마지막 연이 일품입니다
잘 감상하고 가옵니다
항상 건강, 건필하시길 바랍니다
김진구님의 댓글

사람사이님의 따뜻한 격려와 응원 감사합니다!
사람사이님께서도 건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