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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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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상당산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70회 작성일 23-06-10 11:13

본문

늘 자신의 모습을 고집하지 않는 구름

설레임을 키우려 끝없이 허공 밖을 기웃거리고

푸대접 받던 뭉게구름은 서러움을 키워

굵은 눈물방울로 안부를 전하고

돌아갈 곳 없는 구름은 무아(無我)가 된다.


가끔 묶여있는 일상을 버리고

구름 속으로 걸어 들어간 사람들

초음속으로 내밀한 허공의 속내를 개봉하는 순간

고막을 빠져나간 허공은 실존(實存)이 되고

좁은 창문으로 수렴(收斂)되는 넓어진 동공(瞳孔)

사방의 길을 움켜쥔 대운해(大雲海)

화장기 없는 구름은 순두부처럼 엉기고

끝없이 펼쳐지는 태초의 순수

높낮이를 지우며 직선으로 길을 버린다.

 

저항을 빨아드리며 속도를 줄 세우는 계기판

한 줄기 햇살은 머-언 하늘가 틈새로 빠진 채

허공 속 깊이를 재며 노을을 만들고

연이어 열려지는 낯설음의 들뜬 환희

다가오는 소실점(消失點)의 속살

영원과 순간이 나란히 여행길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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