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의 섬, 제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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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의 섬, 제부도
열린 바다로 걸어 들어간다
宿 붉은 간판이 바람에 섞여 있다
길을 내어준다
매바위에 닿자 소라구이 푸른 연기
아낙의 목소리가 동행을 부른다
갯벌 위 목선 같은 아이들 서넛
술잔 기울이는 파라솔 기웃거린다
몸을 곧추세우고, 어머니의 가파른 말이
충혈된 혈관을 타고 춤추는 것을 본다
늘 바다로 기울던 어머니
갯내 나는 치맛자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팽팽한 파도소리를 들으며 아이들은
하루에도 몇 번 씩 바다를 가로질렀으리라
더러는 자신의 얼굴을 지우고
어머니의 붉은 얼굴 모래 위에 그리면서
하루 긴 햇빛 썰물로 밀려가기를
자꾸만 무거워지는 어머니 부표로 떠오르기를
기도 했으리
저 유년의 환한 기억
자꾸만 섬 위에 얹혀 바다는 숨가쁘게 길을 열고 있지나 않는지
헝클어진 길 돌아 나온 섬 근처엔
바다만 한가득 담겨있어 득실거리고
털실 같은 아낙이 서둘러 길을 거둬 간다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저는 시에 대해 아는 바 없지만
시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올려주신 시가 참 좋게 읽힙니다.
잘 감상했고요,
시인님의 글을 이곳에서
자주 뵙길 고대합니다.
편안한 밤 보내시길 바랍니다.
브루스안님의 댓글

우수한 창작에 강 추천입니다
장전님의 댓글

습작자일 뿐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