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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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들에 흔하디 흔했던 수수꽃다리
미국으로 건너가 라일락이라는 이름으로 개명되어 역수입되었다는데
국민학교 단짝 친구였던 이우영
이름에서도 냄새가 나듯이 어린 수수꽃다리
엄마는 한국인. 아빠는 한국 주둔 미군 써전
가난과 전쟁이 낳아버린 산통의 후유증
아픔이었다
순 혈이 아니라고 튀기. 눈색깔이 푸르다고 아이 녹구. 양키의 자식이라 양놈
버려야 되는, 꺾어야 되는 꽃이었다
이 꽃은 수수꽃다리가 아니라고 진물 나게 채이고 수없이 꺾였다
무관심과 냉대를 견디다 못해 수수꽃다리로 피우길 포기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라일락이 되기로
지금 쯤 만날 수 있다면
서로 알아볼 수만 있다면
나는 친구여 하며 수수꽃다리를 부르겠지만
우영이는 아마도 헤이 맨!
라일락이 되어 있겠지.
댓글목록
修羅님의 댓글

옛날에는 혼혈이 시대가 만들어낸 기형이었죠...작금에까지 그러지는 않았으면 하지만, 제노포비아란 쉽게 만들어지고, 도통 지워지지 않더군요
다섯별님의 댓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修羅 시인님
어지간히 채였습니다 지금 뭐하고 지내는지
즐거운 시간 되시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