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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폐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55회 작성일 23-04-22 09:51

본문

고향 폐가

 

뒤로만 있는 세월

덩그렇게

뼈대만 남은 폐가

뭉클한 울음이 맨발로 걸어 나오고

굴곡의 자국들이

시름시름 지병처럼

밤새도록 지난날이 삽입된 젖은 비에

모두를 떠나보낸

뚝뚝 눈물범벅이 된 처마

어디 기댈 곳 없는

쓰디쓴 고향 등지기 전 

허기진 일곱 입과

헤진 무명베 덧댄 내력이 앓고

누이가 글썽이며 웃던

숯막 골 연기 아늑히 피어오른

다랑논 골짝은 없어지고

동구 밖

앞산 바람 메아리만 가혹하다

마음 한구석에

붙박이 그리운 얼굴들

윤곽이 모인 그루터기

떠돌다 돌아온 여운의 그림자

잡초가 엉기는 손때 묻은

낯선 저 무덤은 벼려진 지 오래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의 시를 감상할 때마다
그림 한 점 떠오릅니다.
버려진 무덤 주위를 맴돌다 갑니다.
평안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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