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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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폐가
뒤로만 있는 세월
덩그렇게
뼈대만 남은 폐가
뭉클한 울음이 맨발로 걸어 나오고
굴곡의 자국들이
시름시름 지병처럼
밤새도록 지난날이 삽입된 젖은 비에
모두를 떠나보낸
뚝뚝 눈물범벅이 된 처마
어디 기댈 곳 없는
쓰디쓴 고향 등지기 전
허기진 일곱 입과
헤진 무명베 덧댄 내력이 앓고
누이가 글썽이며 웃던
숯막 골 연기 아늑히 피어오른
다랑논 골짝은 없어지고
동구 밖
앞산 바람 메아리만 가혹하다
마음 한구석에
붙박이 그리운 얼굴들
윤곽이 모인 그루터기
떠돌다 돌아온 여운의 그림자
잡초가 엉기는 손때 묻은
낯선 저 무덤은 벼려진 지 오래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시인님의 시를 감상할 때마다
그림 한 점 떠오릅니다.
버려진 무덤 주위를 맴돌다 갑니다.
평안하시길 빕니다.
목헌님의 댓글의 댓글

빈집에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늘 행운이 가득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