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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와 또 하나의 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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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59회 작성일 23-04-25 18:51

본문

자귀와 끌로 홈을 파 꿰어 맞춘 솜씨는
견고하기가 바늘 끝도 안 들어가는 마추피츄의 성벽과도 같아
네 귀의 각이 한 치 흐트러짐이 없네


하늘과 구름만을 받들고 휘영청 밝은 달을 솔가지에 꿰어 신선놀음으로 세월을 낚던 소나무가
수도승의 결가부좌처럼 반듯하게 깎여
무거운 기왓장을 미륵보살님처럼 머리에 이고
버선코 같은 한옥의 품격을 유지하려니 힘깨나 들었는지
기둥을 스며 나온 송진이 굵은 땀방울 흐르는 듯하네


어느 밤 정자의 기둥들이 쩍쩍 울음소리를 내니
고향산 계곡물의 노랫소리와 솔부엉이의 발톱자국이 그리웠나 보네
정자에는 결이 다른 바람이 불어
아래에는 생장점을 지난 꽃들이 花를 삭이는 냄새로 봄이 가고 있었고
위에는 고즈넉하고 품위 있는 바람이 불어 사색하기에는 더없이 좋았네


처마밑에 입주한 재재거림을 벗 삼아 차 한 잔을 나누려
xx엄마 부르며 그동안 잊혀져 있던 아내의 이름을 불러보네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비 온 뒤라 그런지
오늘 아침이 시야에 산뜻하게 불어옵니다
잘 지내시죠 시인님?
올려주신 시 잘 감상했습니다.
건강하시고요
오늘 하루도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

다섯별님의 댓글

profile_image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랜만에 들려주셨습니다 콩트시인님!
별일 없으신거죠?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는 했지만
궁금했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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