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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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효자
장산역 2번 출구를 나와
해운대백병원 방면으로 걷다 보면
길섶마다 붉은 시취가 코를 찌른다
죽어서도 흉물처럼 널브러진 꽃숭어리들
광중으로 갈앉은 나의 주검 같은 가시여!
오늘을 버티면
살얼음판 같은 내일을 또 걸어간다
삼시세끼 피비린내 출렁거리는 성배를 마시며 살다 보니
온몸에 검버섯 같은 똥파리가 덕지덕지 붙었다
굽은 등, 류머티즘 앓는 몸뚱어리
이리저리 좌우로 허둥대며 가시덩굴 속으로
천 길 만 길 후비고 더듬거렸던
백정의 시간
선친께서 우리 집안은 뼛속까지 양반이란다
나는 자랑스럽게도 가문의 유일무이한
백정으로 살았다
오백 년이 선혈처럼 검붉게 흘러서
족보에서 이름마저 파헤쳐야 될
거스러미 같은 이름이여!
자자손손 되뇌이는 만고의
불효자가 되고 말았다
댓글목록
다섯별님의 댓글

불효자 아니오니 걱정하지 마세요. 꽁트 시인님
잘 감상했습니다 견적좀 내서 입찰 좀 보고 왔지요 ㅎㅎ
금액이 좀 비쌌는지 연락이 없습니다 ㅋㅋ
이 시간이때면 열심히 근무중 이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