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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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나에게 뿌리가 되기를 원하였으나
나는 매몰찬 현실에 알몸 드러낸 줄기로 자라 큰 그늘이 되기로 하였다
상처 투성이 둥근 원의 나이테를 늘려
수시로 불어 치는 태풍에 가지 몇 개쯤 부러져도 아랑곳하지 않는
그대에게 나는 거목으로 자라나
지친 그대를 나무 그늘밑에 누이게 하고
태양을 가리고도 남을 *아이기스의 그늘을 만들어 화살같이 내리꽂는 폭풍우와
온기 머금은 그대의 연한 살을 찢어 놓고도 남을
칼바람을 피할 수 있는 둥지를 틀어 그대를 보호하리니
그대가 뿌리가 되어 나를 지탱하여 준다면 어떤 고난이 와도 흔들리지 않으리
어쩌다 견딜 수 없는 해일이 밀려와
믿음 굳건한 지반이 물러져 뿌리째 뽑혀 나갈 시련이 닥쳐오면
그대를 위하여 나 스스로를 분질러
기꺼이 돌 투성이 땅 위로 내 팽개쳐도 후회 없으리
*아이기스 - 신화에 나오는 제우스의 방패
댓글목록
다섯별님의 댓글

졸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뜬구름 시인님
그렇게 읽어주셨다니 다행입니다 ㅎ
뜬구름 시인님의 말씀처럼 좋은 글 로서 보답드리겠습니다 꾸벅
콩트님의 댓글

장수말벌 보다도 독한
세상의 기류에서 벗어나
시인님께서 내어주신 그늘밑에서
잠시 쉬었다 갑니다.
다섯별님의 댓글

감사합니다 콩트시인님!
몇 시간만 버티시면 주말이옵니다
남은 시간 마무리 잘 하옵시고 시인님만의 신비한 색채를 지닌
콩트詩로 여러 문우님들이 감상할수 있는 기회를
자주 열어 주시옵소서
향일화님의 댓글

다섯별님의 시에서 뿌리가 깊이 내려진
튼실하신 내공을 읽혀집니다.
좋은 시에 머물러 한 수 배우고 갑니다.
다섯별님의 댓글

졸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향일화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