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기억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엄마의 기억 / 향일화
꽃도 채소도 끝물의 시간이 있듯이
사람의 웃음도 끝물이 있나보다
우거진 숲처럼 품었던 추억들이
엄마에게서 빠져나가고 있다
가끔씩 엄마를 안아보지만
어릴 적 품속 같은
해묵은 따스함은 아닌 것 같아
나도 모르게
웃음기가 파리해지곤 한다
허물어진 시간을 끄집어내어
엄마의 표정에 발라주면
닫힌 기억이 열렸는지
웃음소리가 높아질 때면
내 기분이 달달해지곤 했지
침대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도움이 필요한 순간마다
제일 먼저 찾는 이름이
오빠들이 아닌
언제나 외동딸인 나여서 좋다
엄마에게 잘 배운 사랑으로
지치지 않을 거라고
주말이면 수다의 모종을 심으며
엄마의 기억의 밭을 경작하는 중이다
댓글목록
다섯별님의 댓글

모처럼 향일화 시인님의 시를 감상합니다
엄마에대한 지극한 효심이 행간 행간에서 읽혀집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좋은 詩로 자주 뵙기를 청합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엄마의 기억은
필요한 순간마다
갈증도 해소해 주고
필요한 영양소도 채워주지요.
오랜만에 뵈어 반갑습니다.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