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칼코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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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 캠퍼스에 앞산이 통째 복사되었다
하늘과 구름 일부가 끼어들어 환상의 밑그림이 그려지며
진품과 같은 모조품을 완벽하게 재현해 내었다
밤이면 별들이 유성우처럼 저수지로 쏟아져 하나밖에 없는 카시오페아 자리는 쌍둥이 별자리가 되었고
둥글던 달은 반으로 갈라져 하나는 하늘에 다른 한쪽은 물속에
노 저어 윤슬사이를 유영하며 무한정 늘어난 별의 수를 세었다
몇 마리 가마우지가 그림에 앉았다가 물보라를 일며 날아가
완벽한 그림은 격렬하게 흔들리다 찢기어 버렸지만
물에 복사되어진 그림은 원형복귀의 능력이 씨줄 날줄 잘 짜인 원단처럼 신축성 있어
다시 잔잔해지며 조용한 원래의 모습이다
물 고인 웅덩이에 햇살이 플래시처럼 터지며
또 하나의 나를, 미소 짓는 내가 물속에 통째로 수장 되었다
흙물 뒤집어쓴 역겨운 복사판을 발로 밟아 철퍼덕 철퍼덕 부수어 버렸다
노름과 주색잡기에 통달하신 아버지가 그려낸 밑그림은 외설이었으나
아내여!
나의 어머니가 찍어낸 데칼코마니는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우연의 순간이 필연이 되는 데칼코마니
어쩌면 막연하고 신기루 같은
꿈이란 것을 등짐에 매고 그냥 살아가는 것
주어진 명을 살아 낸다는 것이
저의 몫이 아닐까 하는
시를 감상하며 막연한 그런 생각이 듭니다.
시인님의 시는 항상 제 마음에 돌을 던집니다.
심연으로 퍼져나가는 파문들
시인님 덕분에 잠시 눈감고 호사를 느껴봅니다.
주말 잘 보내시고요,
덕분에 토요일 아침, 힐링하고 갑니다.
다섯별님의 댓글

힐링만 하시고 그냥 가시깁니까? 콩트시인님
저한테도 힐링을 할 기회를 주셔야지요 ㅎㅎ
주말입니다 오늘도 회사를 출근하시는지요 아니시면
멋진 시 한수 올리시어 저도 호사좀 느끼게 해 주시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