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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를 삼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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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그루터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59회 작성일 23-04-16 09:24

본문

바다와 하늘이 맞닿는 곳 

면면히 흐르는 시간의 흔적을 본다

파도에 떠밀려 바람이 불고

해수면의 열기가 피어오르기를

해가 식어 달이 되고

달이 별로 얼었을까

이끼를 밀어내고 서릿발이 돋듯 바다가

하늘을 밀어 올리고 안개로 처마룰 달아냈다

어눌한 찰나를 삼분한다

서쪽에서 바람이 이는가 싶더니

중간 해역에는 비가 내리고

동으로는 흰 구름이 시커멓게 변했다

 

공간에 갇혔을까

나 그리고 나

하하호호 훌쩍훌쩍 시무룩하다

 

생각은 방향감을 잃어갔다

말을 못 하는가 싶더니 대중 웅변을 한다

절벽을 오르는 나

발아래로 바위가 찢겨 떨어지고

계곡은 그렇게 깊이를 잃어갔다

바위에 솟은 소나무

뿌리의 기억을 모아 계곡의 한 시절을 묵상한다

 

구름 뒤로 새가 사라졌을까, 하는 사이

그 사이의 길이만 한 구름바다

까만 배 한 척 저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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