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이크 > 창작시의 향기

모자이크 

누군가 일부러 흘린 것 같은 손거울이

길 한가운데에 떨어져 있다

보나 마나 뚜껑을 열면 그 사람이

화장을 하고 있거나 얼굴을 살피고 있거나

둘 중 하나일 게 뻔하다.

거울을 주울까 말까 고민하는 사이

자동차가 거울을 밟고 지나간다

뚜껑이 떨어져 나간

잘게 부서진 거울 조각마다

똑같은 사람이지만

전혀 다른 느낌의 그 사람이

인생을 즐기고 있다.

거침없이 질주하는 자동차가 경적을 울린다

내가 물끄러미 바라보자

운전석 창문이 내리더니 손을 흔든다

덩달아 신이 나서

우연히 눈이 마주친 길 건너 친구처럼

자동차를 향해 손을 흔들어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