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2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벽 2
한때, 벽이었으면, 한 적 있었다
그 벽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부러워한 적 있었다
옆구리 시린
갈라진 틈 점점 벌어져
불구의 그런 벽일지라도
그때만큼은 그 벽과 맞바꾸고 싶은
늘 먼발치에서만 바라보는
낡은 슬레이트집 파란 대문 속으로 사라지는
그때부터는 상상의 눈으로 바라봐야만 했다
파란 대문 안에는 그 벽이 있을 것이고
그 벽안에는 그녀가 당연히 있는 것이고
그 벽은 온전하게 그녀를 바라볼 것이고
심지어 기댄 촉감으로도 있을 것이고
운 좋을 땐 마주 보는 숨결까지 느낄 수도 있을 것이고
첫 키스 연습한다고 입술 부딪는 행운까지 있을 수도 있을 것인
그 벽의 방안은 온통 그녀로 가득 찬
머지않아,
더 이상 그 벽이 되지 못한 채 쓰러져 주었으면,
아, 쓰러진 그 벽의 어느 한 조각이라도 만져볼 수 있는 순간 왔으면, 하는
가슴으로 벽이 된 적 있었다.
한때, 벽이었으면, 한 적 있었다
그 벽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부러워한 적 있었다
옆구리 시린
갈라진 틈 점점 벌어져
불구의 그런 벽일지라도
그때만큼은 그 벽과 맞바꾸고 싶은
늘 먼발치에서만 바라보는
낡은 슬레이트집 파란 대문 속으로 사라지는
그때부터는 상상의 눈으로 바라봐야만 했다
파란 대문 안에는 그 벽이 있을 것이고
그 벽안에는 그녀가 당연히 있는 것이고
그 벽은 온전하게 그녀를 바라볼 것이고
심지어 기댄 촉감으로도 있을 것이고
운 좋을 땐 마주 보는 숨결까지 느낄 수도 있을 것이고
첫 키스 연습한다고 입술 부딪는 행운까지 있을 수도 있을 것인
그 벽의 방안은 온통 그녀로 가득 찬
머지않아,
더 이상 그 벽이 되지 못한 채 쓰러져 주었으면,
아, 쓰러진 그 벽의 어느 한 조각이라도 만져볼 수 있는 순간 왔으면, 하는
가슴으로 벽이 된 적 있었다.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좋은 시는
읽는 순간 영상이 그려진다고
어떤 책에서 읽은 기억이 납니다.
이 시를 감상하며
각고의 정성을 쏟아낸 시인의 흔적이 느껴집니다.
시를 읽는 내내
제 마음이 그가 되고 벽이 되어 무너져 내립니다.
시 잘 감상했습니다.
좋은 꿈 꾸시고 편안한 밤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