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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게 도둑맞은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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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힐링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5회 작성일 25-06-24 00:10

본문


 

세월이 약이라고 숱하게 듣고 자랐다

그 약이라는 것이 다름이 아닌

시간에게 생이 통째로 도둑 맞았다 것을 알았다

아주 어릴 때는 몰랐지만

어느 세월이 흐른 뒤 매순간 도둑 맞은 이 마음은

설명조차 되지 않았다

어떻게 알고 우리 생의 내부에 챙겨 놓은

이 젊음을 도둑맞은 심정이란 당해보지 않고선

알턱이 없다 나 혼자 도둑맞은 정작 아니기에

위로는 받기는 하나 뒷맛의 쓸쓸함에 젖어 산다

근심과 걱정의 이자만큼은 다른 것은 몰라도

꼬박고박을 채워 준다는데 있다 간살스럴만큼

뜸북 안겨주는 후한무치의 짓을 서슴치 않았다

누구나 호시절은 있기 마련 젊음이란 힘 하나 믿고

세상을 휘젖고 다니녔지만 등 뒤에서 도둑질하는

시간의 민첩함이여 안 털리는 사람이 없었다

가진 이들은 안 털리는 것처럼 살아 간다

우리는 안과 밖에까지 모두 도둑질 당해

입만 도둑질을 당하지 않고 있어 떠들어 댄다

고막이 터질 것만큼 귀라도 닫고 살아야 할 것 같아

닫아 걸고 살면 덜 도둑질을 당하는 기분이 든다

이렇게 모든 것이 털려 안이 너무 허해서

이게 사는 것인지 이미 속을 반 송장이다

모두 속이 썩어 뭉글어지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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