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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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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탱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회 작성일 25-06-27 12:47

본문

나이 드니,

세상 보는 눈이 어두워져

때마다 안경을 맞추곤 한다.

빛을 모아 눈동자로 쏘아대면

카메라 조리개가 열리듯 숫자와 모형들이 눈동자에 들어온다.

내 안에 들어온 것은 맞지만

만지거나 느낄 수 없는 거짓 형상들이 잠시 눈을 멀게 하고 

이 놈이 얼마나 어두운 놈인가 측정하곤 사라진다.

빛을 통과하는 안경의 마음가짐, 

아마도 통하게 되면 

내면의 왜곡된 세상을 둘러보다 

적절한 눈높이로 맞춰 줄 것이다.

시력도 높고 낮음이 있으니

빛도 아래로 흐를 것이다. 

사람을 구슬리는 요령을 잘 배운 모양이다.

렌즈의 굵기나 형태에 따라

사람의 인상도 달라 보인다.

그러고 보면 안경은 세상 눈높이를 맞추는 

선생인가 하면, 인상을 바꿔주는 성형외과 의사이기도 하다. 

뿐이랴, 세상 사이에 벽을 세워 방어해 주는 

방어군이기도 하다. 

오늘도 난 이 안경을 통해 세상을 보고자 노력 하지만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듯 세상 바닥이 어질어질 눈에 밟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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