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안 혼인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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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안 혼인 잔치집에서
포도주가 떨어져
빈 항아리에 물을 가득 채우라는
그 부름에 따랐을 뿐이었다
그 물을 퍼서 손님들에게 드리라고 했다
그대로 따랐을 뿐이었다
그것이 이 지상에서 다시 목마르지 않는 포도술인 것을
그냥 술이 아니었다
오래 된 숙성된 술은 더더욱 아니었다
만인들이 다시 태어난 부활의 술이었다
사람들은 손에 쥐어도 긴가민가 했다
직접 마셔보니 최고의 술인데 하늘의 술인 것을 몰랐다
가나안 혼인 잔치집에 왔으니
귀한 손님에 좋은 포도주를
마지막까지 내미는 것으로 알 뿐
어떻게 그 술이 빚어졌는지 알려고 하지 않았다
그 술을 빚은 자 누구인지 알 턱이 없었다
가나안 혼인 잔치가 끝났는데
거대한 가나한 혼인 잔치가 시작되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누구나 마실 수 있는데
사람들은 그냥 지나쳐 간다
죽도록 목이 마르는데
술집이 가나안 혼인 잔치집으로 안다
한 세상을 거짓 포도주만 마시고 간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종교적인 관점을 떠나
종결부 두 행이 주는 암시가 묵직하게 다가 옵니다.
저도 한때 거짓 포도주를 참 많이 마셨습니다.
행복한 주말 엮으십시오. 힐링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