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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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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7회 작성일 20-09-09 19:32

본문

이름 없는 시


  정민기



  창가에 서자
  투덜거리는 저녁 바람 소리
  무엇이 그리 불만인가
  온몸에 달라붙은 고단함을
  날갯짓으로 떨어뜨리며 돌아오는
  새 떼의 실루엣이 보인다
  치킨마요 덮밥을 마저 먹는다
  가로등 불빛 하나둘 켜지고
  그 아래 머물던 어둠은 흩어진다
  어느새 내 눈빛 따라 서쪽 하늘
  개밥바라기별 반짝이자 허기진
  개 한 마리 문득 빈 그릇을 핥는다
  실뭉치처럼 줄어들었다가
  만삭이 가까워져 오는 달 동쪽
  산봉우리에서 두둥,
  북소리처럼 떠오르는데
  꽃 한 송이 피어난 듯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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