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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자식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벨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24회 작성일 20-09-13 11:09

본문



감자 자식들

-벨라-

 

구들장 따스한 온기가

 

몸에 박힌 노동을 녹여주는데

 

마음은 줄곧 감자밭을 향해 달려간다.

 

 

매년 씨 밭을 빌려 심어왔던 감자

 

자식보다 이웃이 최고라던 씨가

 

작은 아들놈 귀향 소식에

 

나에게 감자밭을 내 놓으라 말한다.

 

 

감자밭을 빼앗아가겠다는 씨에게

 

맘에도 없는 감정 쏟아 붓고 난 후

 

밭에 안 가본 3주가 일 년보다 길다

 

이제 곧 소만,

 

감자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면

 

어서 꽃을 따줘야 할 텐데.....,,하면서도

 

 

낮에는 대숲에서 머위 잎에 하소연하고

 

저수지 옆 야산고사리에 화풀이도 하며

 

풀밭에 대자로 누워서

 

햇살의 폭포로 미역도 감았다

 

낮엔 그랬다, 그러나

 

어둑서니 문턱 넘으면

 

따라서 방에 들어오는 감자 자식들

 

자식을 위해서

 

비굴해 질 수도 있는 것이 부모 마음

 

씨 마음도 그런 것이 아니던가?

 

 

새벽녘, 빗방울이 마음에 곤두박질친다.

 

어서 감자밭에 가봐야겠다

 

여명에 묻혀 슬그머니 가봐야겠다

 

혹여 씨를 만날라치면

 

감자꽃 한 다발 속없이 안겨줘야겠다.


댓글목록

싣딤나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좋네요. 어서 감자 밭에 가봐야겠다 여명에 묻혀 슬그러미 가봐야겠다. 부엌방님 생각납니다. 
감자꽃 한 다발 속없이 안겨줘야겠다.

벨라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벨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ㅎ, 어쩔 수 없는게 부모 마음이지요..., 공감해 주시고 웃움 놓고 가셔서 고맙습니다

주말 즐겁게 보내시고 코비드19 늘 조심하시고,,,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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