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년의 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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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59회 작성일 20-09-16 09:49본문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의 이력서 / 백록
본적은 가난의 젖 같은
쌀의 고향이었지
첫 주소는 생초면 아가리
확 트인 가을하늘 같은
터무니랄까
이후, 무럭무럭 자라면서 무척 튼튼해졌지
간혹, 빠지는 것들 미련 없이 지붕으로 냅다 던져버렸지
송곳니가 움트면서 전생의 흉내를 내기 시작했지만
어금니가 비치면서 비로소 어미를 알았지
사랑니가 생기면서 마침내 여자를 느꼈지
이후, 하나둘 썩어가면서
사이사이 무너지면서
당신의 소중함을 깨달았지
소의 되새김질 같은
지금의 통증을
세월은 그렇게 흘러 흘러
하얀 생각으로 비치던 것들
온통 가을의 들녘이다
몹시 누렇다
나의 늙은 시처럼
시들 시들
책벌레정민기09님의 댓글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부지의 시는
제게 살이 되고,
피가 됩니다.
그리고 밥이 됩니다.
물이 됩니다.
언어의 마술사,
언어의 연금술사이십니다.
문운과
건강을 기원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ㅋㅎㅎ
떼끼...
아부지라 꼬드끼면서 날 잡아먹을려고
꽤심한지고...
더 이상 건강하면 아니될 듯
잡혀먹힐까 봐서
안 그래도
물이 되어가는 중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잃어버린 답 / 김태운
- 제발 이 답 좀 찾아주세요
이른 해 전
그해는 무자비한 해였지
붉은 색과 파란 색 그 사이를 오락가락하던
시뻘건 혹은 시퍼런
핏빛투성이의
이른 해 전
그달은 죽음의 달이였지
죽지 않으려고 기를 써도
결국, 죽어야 했던
이른 해 전
그날은 기어코 살아남고 싶은 날이었지
마구 헐떡이는 숨을 죽이고
한껏 졸여야 했던
그해와 그달과 그날의 한은
한라의 문제로만 남아 있을 뿐
여태 풀지 못하는
섬의 숙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