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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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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창문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35회 작성일 20-09-28 07:35

본문

갈취/창문바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글을 쓰고

공감하기만을 바라고 있다

그래, 지금 당신을 삥 뜯고 있다


펜을 어쩌다 들게 되었을까

할 말은 숨기고 사는 거라 배워

당연하듯 가슴에 박고 또 처박았었고

그게 썩고 또 썩다가 잉크가 되어 넘쳤던 것이다


그래, 있는 힘껏 무언가를 토해낸다

누구나 숨겨야 한다 말했던 것을

끝내주도록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 시원함에 매료되어 펜을 들었었다


할 말을 하고 싶어 들었던 펜으로

오직 당신이 좋아할 말을 쓰며

할 말을 깊이 묻어두고 있다


정말 처음 펜을 들었을 때처럼 시원해지고 싶다

그러면서도 당신이 공감해 주기만을 바라고 있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당신의 마음에 펜을 겨눈다


가진 걸 다 내놓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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