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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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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5회 작성일 20-09-30 00:08

본문

 


방 안에 그녀가 앉아있다.

나무의자가 삐그덕 소리도 내지 않고 심해(深海)처럼 잠들어 있다. 

사방 벽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다. 어머니께서 한 손으로 초여름을 쓸어내시자 

비둘기 한 마리가 초원에서 

고양이에게 살점이 뜯겨 나가고 있었다. 늑골이 드러나고 

눈알이 굴러다녔다. 등나무 넝쿨과 익지 않은 시디 신 포도알들과 

시즙(屍汁)이 적신 내 손이 천장에 매달렸다. 손가락 뼈 끝에 심지만한 

불꽃이 돋는다. 

그녀가 일어나 

빈 병 안에 넣어진 르느와르를 손에 들었다. 분홍빛 절규가 나즈막히 

카페트 한 장 무게만큼 

내 표정 속으로 걸어들어온다. 폐선을 향해 

의자를 조금 옮겼다. 

나는 작은 성당이 있는 

가파른 언덕길을 혼자 올라가곤 했다.

내 손가락은 부었는데

성당의 첨탑과 칙백나무들은 홀로 

수직선으로 앙상하게 

솟아있었다. 

내 유년에는 공터에 나아가 팽팽하게 활시위처럼 

등뼈가 부러져라 휘어진 

후박나무를 보았었다. 청록빛 풍선들이 

담장 그늘 아래서 부풀다가 조용히 터지고 있었다. 그러다 보면 가을이다. 

초가을에서 만추로 향하면 사방 벽들이 조금씩 모여든다. 

방이 자꾸 좁아진다. 방 안 벽지가 눈송이들처럼 자꾸 이리저리 

옮아다닌다. 그녀는 일어나 맨발로 하얀 정원을 건너 

설원 저 너머로 사라져버렸다. 

방은 그대로인데 

이제 빈 방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다 비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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