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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major 이별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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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52회 작성일 20-10-02 08:00

본문

E major 이별의 노래



1.

내겐 목마름밖에 남지 않았어요. 피워야 할 잎들이 다 날 떠났어요. 둥그런 달이 떠오르다가도 

검은 수면에 쓸리어 흘러가버리고 말아요. 달빛이 가지에 긁히다가도 

올올이 풀리어 가느다란 실이 되어요. 사랑하는 그대여, 하얀 뼈만 남은 표정으로 

글을 적습니다. 썩어가는 나무 판자 위에 

그대 이름 적습니다. 가시에 찔린 손톱 밑으로 

피가 번져가는 하얀 천 위에서 

그대 이름 들려옵니다.

불러보아도 

내 입 안에서 조용한 지류 속에

난파하는 배. 세상에서 가장 고요한 

시취의 노래. 반쯤 벌어진

양귀비꽃의 황홀한 감각.  



2. 

오늘은 가을밤 치고 강바람이 가까왔습니다. 나는 당신을 갈잎 사이에 놓아두고 

혼자 걸어나왔습니다. 소라고동 안에 고인 달빛 

그저 바라봄만으로 갈잎 사이에 

고통의 바람 이는, 

늘 내 입안 구석에서 서성이는 이여!

늘 아픈 이여, 내 혈관 속에서 혈관 바깥으로 

혈관 바깥으로부터 내 마음 속으로 

그대는 조 바꿈을 하여가는 것인가요? 

그대 발목까지 차오르는 

서성이는 갈잎 청록빛

갈잎이 몸을 비켜 길을 내 줄 때마다

나는 당신으로부터 떠나왔습니다.

건반을 짚자

공허한 것이 울려오고,  

내 망막 안쪽에서

팽팽한 것이 당겨졌습니다. 

그대 늑골로부터 해무가 번져나왔습니다. 

내 윤곽을 모호하게 만드는 

히야신스꽃 떨림. 

꽃대에 줄을 맨

떠나가지 못하는 배.

나는 몰아치는 바람으로 인해 

끊임없이 모습을 바꾸어가는 갈잎 사이에서 

나 자신으로부터 떠나가려하고 있습니다. 



3.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두 부용꽃들은 

헤어지는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서리 낀 눈동자가 

이들을 놓아두지 않습니다. 

이리저리 흘러가는 바람을 타다가 

두 꽃들이 다시 만나도 이는 

만남이 아닐 것입니다. 

중유석 동굴을 찾아간 적 있습니다. 

어둠 속 저 멀리까지 절규가 뻗어 있어도

차가운 돌기둥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습니다.

창백한 새하얀 바위벽 위에 

수천년 전 사람이 써놓은 글자가 있었습니다. 

"그대는 여기 떨어져

차가운 광휘 속에서 해체되어갔다네."

나는 음각된 글자들을

휘청거리는 손가락으로 더듬어 보았습니다.

나는 돌의 세포마다 

수많은 채송화들이 고개 갸웃거리는 

그대를 보았습니다.

그대는 비어 있었습니다.

나는 목놓아

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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