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날의느린 행적 > 창작시의 향기

     어께를 들썩이지 않아도 아침의 여운이 

     머리결의 냄새와 맑은공기 뒤엉킨

     흐린날의 걸음이 시작된다

     토장을 풀고 얼큰한 두부국에

     밥먹고 싶은데

     정이사정없이눈흘기듯 꿈쩍않고

     아내는 꼬인다리 풀생각없이

     잠에취한 토요일

     창문을 여니 방충망에 걸린

     모기 한 마리 황급히 날아가고

     비가 올려는지

     발걸음없는 씨름판모래 흔적에

     소 한 마리 보인다

     느린 하루를 행보하려는 건

     나 혼자 족할듯 한데

     건너편 창가에 외로운 남자의 시선이 수두룩

     담배 연기가 빗물에 적셔진다

     이름이 있다는 이유에

     오늘을 사는 남자의 어느날

     배고픈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