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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상산을 오르는 굴곡마다
반사경과 사고다발지역이라고 적힌 경고문
흰색 테두리의 길은 사람처럼 누워있다
주검은 “단순 사고사”로 보아 달라는
유언만을 남겨 놓았다
공동선의 경계 위에서 가진 재능은
소란을 피우지 않는 것
그가 반사경을 들이받고 산의 굴곡
늑골 깊숙이 들어가서 숨을 놓았다
오르내리던 굴곡 속 메아리는
누가 모두 수거해 갔다.
이제는 현기증을 다 털어낸 자리
궤적의 끝에 마지막 긴장이 실렸다.
둥지를 짓지 못한 새의 활공처럼
또 다른 주검이 흰색 테두리를 따라 새벽을 나선다.
가을 산들의 검은 정맥에 붉은 피가 돌고 있다.
모두 죽어야 끝이 난다. 이번 가을은
지구가 준 것이 아니었다
산의 몸통을 흔드는 호흡이 삼켜지고
관람객들의 탄성 속으로 사건이 묻혀간다.
댓글목록
너덜길님의 댓글

관광객의 눈엔 삶도 주검도
하나의 관광일 뿐이지요.
나름의 신선한 긴장감을 성취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자주 좋은 시로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세경님의 댓글의 댓글

안녕하세요
졸글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고맙습니다
많은 지도 편달 부탁드립니다
즐거운 휴일 되세요^8^
싣딤나무님의 댓글

고수께서 짜자잔! 잘 쓰시고, 잘 다듬으신, 창에 번뜩 들어 온 햇빛 같은 시
잘 읽었습니다.
세경님의 댓글의 댓글

시인님, 저 어지럽사옵니다,ㅎ, 비행기 높이 태우시고 떨어뜨리실 생각은 아니시겠지요?
배우러 왔습니다..많이 가르켜 주십시요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