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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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1회 작성일 20-10-07 13:07본문
가을 새
가을을 지니고도 가을을 모르는 가을 새는
가을이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도 가을인 줄 모른다
허공 저 깊은 곳 구석구석 다니면서
자신의 가을을 알고 싶어서
막막한 바람의 손 잡아보았다가
나뭇잎에 머물러
알 것 같은 가을에 대한 원망으로 울어도 보기도 한다
가을 잎 하나마다 붉어지고 싶은 그리움이
산으로 들로 갔다가 도시로 돌아오는 하루
퇴근길 같은 숨결로 정리해 보려는 그리움은
너무 무거운 발걸음같이 가슴에 스며들어 온 탓일까
사방으로 번진 가을 속의 작은 가을에는
시간의 아우성에 수시로 몸을 변화시킨다
가을이 가을 속에서 서 있는 건
가을 속에서 살다가 이미 가을이 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가을이 해마다 몸 붉히며 놓아둔 가을이
저 깊은 가을의 은은한 음악 한 소절 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가는 가을을 누구 하나 막아내는 이 하나 없었고
가을 평생을 사랑만 하다가
가을을 알지 못한 채 살아도 후회는 없다만은
올가을을 사랑하는 가을 소리가
확실한 빛깔로 늘 곁에서 손 내밀고 있었지만
이것이 가을이라고 말하기보다는
돌아보는 붉음과 지나가는 갈색의 대화 속에
가을의 가을 속에는
가을이 되는 법을 찾아
내 안에 스며든 가을을 다 둑이면서
이 가을 속으로 걸어가 가을을 사랑해야지
나지막하게 혼자말로
사랑하자 중얼 중얼 거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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