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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이십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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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슬픈고양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7회 작성일 20-10-11 09:17

본문

그저

마스크를 쓰고

봄을 넘다

꽃날은 사뿐사뿐

4월을 지나고

그저 고운 봄빛에도

공기는 두렵다

그렇게

역병이 도는 세상

그저

마스크를 쓰고

삶을 넘다

일상은 느릿느릿

시간은 멈추고

이제사 반가운

그저 그런 사소함마저

무섭도록 소중한

그렇게

사유(思惟)가 흐르는 세상

이제

새봄을 본다

느려진 5월

철쭉은 아직 한창이고

광덕산 연두빛은

곱디 곱디 고아라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우리는

봄 몸살을 심하게 앓는 중

봄날을 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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