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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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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3회 작성일 20-10-11 09:50

본문

포도 타령 / 백록

 

설익은 청포도를 먹다가 문득
창밖으로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던 어느 시인의 시절을 떠올린다
굵은 이슬 가랑비 내려와 촐싹대는 파도와 만나던
고향의 추임새들 알알이 씹힌다

공중 허기에 매달려 포도동 포도동거리던
촉새의 날갯짓이 그랬을까
짜디짠 잔물결에 휩싸이는 순간
도둑으로 몰리던 서리의 추억들이 얼씬거리고
씁쓰레한 물살에 휩쓸리는 순간
쏜살같이 달아나던 어린 족적이 오버랩되는데

송이송이 하나같이

그날의 눈물처럼

물컥물컥

썩은 어금니로 씹어도 씹어도
어찌된 영문인지 씨가 없다
허겁지겁 살 발린 뼈대와
하얀 쟁반만 덩그러니
이도 세월 탓인가

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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