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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에 앉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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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RUYWMOONI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6회 작성일 20-10-16 20:26

본문

책을 폈다.

책장을 넘기고, 읽고, 깨닫고

기억한다.

 

컴퓨터를 켰다.

문서를 작성하고, 정리하고

분류한다.

 

연필을 잡았던 손에는

굳은살이 배겼고,

깨끗했던 키보드는

손때로 얼룩져 있다.

 

컴퓨터는 전원이 나가 버렸고,

책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찢어졌다.

 

앉기 위한 의자에 서서 나는 느꼈다.

 

작업을 위해 필요했던 의자가

어느새

목을 매달기 위한 발판으로 변해 있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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