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 위의 발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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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RUYWMOONI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36회 작성일 20-10-19 15:55본문
투명하지만 탁한 얼굴을 한 그대여
그대의 얼굴에 새겨진 상처는
씻는다고 지워지지 않는다
흐려지지 않는 상처를 끌어안고
자신을 쪼개고 쪼개며
살아가는 그 모습
어찌 보면 누군가에겐 한 뼘 남짓한 삶.
짧지만 촘촘한 그 삶은
그대의 지워지지 않는 흠집을
설명해준다
삶의 눈금이 흐릿해져
이제는 그대를 찾는 사람이 없어질 때까지
그대는 끊임없이 선을 긋는다
얇지만 여러 번 그은 그 삶들은
굵은 하나의 선이 되었고,
마지막 선을 그려갈 때쯤,
낙엽처럼 흐트러지고 그네처럼 휘청이는 삶을 그린다.
드디어 마지막 점이 종이에 물들어갈 때,
그대는 잠이 들었고
그대의 꿈에서 그런 상상을 할 것이다.
영에서 시작한 자가
열에서 시작한 자보다
더 길고 굵은 선을
그리는 모습을
그대는 상상에서나 마주할 것이다.
그대는 꿈을 꾸면서 마주할 것이다.
어쩌면 꿈 같은 현실에서도.
그대는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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