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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946회 작성일 20-10-20 12:13

본문

/ 백록

 

 

천년의 애를 태우는 것 같은

애월읍 고성리에 가면

항몽의 성이 있다

파두리라는 이름의 토성이 있다

속상한 항아리의 울림 같은

항파두리성缸坡頭里城


나라 잃은 설움의 역사를 헤아리라는 건지

억울한 영혼들의 무덤을 파헤친 채

두고두고 보라는 소린지

내게도 그런 성들이 수두룩했었다

봉분을 둘러싼 돌담들이

산과 들로

 

언뜻, ! 하고 부르던 순간

스스로 귀청을 뚫으며 장손의 부담으로 들썩였다

몹시 귀찮은 형용의 메아리로 울리며

때론 거룩한 형이상으로 파고들며

내 뇌리를 물어뜯었다


그러나 오늘의 성은 문득,

사내의 청춘을 불태우다 어느덧 사그라져버린

거북한 성질머리로 읽히는데

마침 난 지금, 몇몇 까마귀들을 벗삼아

의 울타리를 둘러보고 있다

탑돌이 같은 생각으로

그런 시간의 詩로

긴 세월 뿔뿔이 흩어졌던

쓸쓸한 터무니들

그 성들을 소환하며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비둘기 이야기 / 백록

암컷 비둘기가 부러진 발가락 바닥을 짚고 더듬거리는데
수컷 하나 푸드덕 어디선가 날아왔습니다
둘은 날아갈 생각
전혀 없는 것 같은데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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