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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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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11회 작성일 20-10-21 00:21

본문

 



나는 그 숲에서 너를 만났다. 자잘한 창백한 바위들이 들풀 사이에 널부러져 있었으며,

풀들의 고갯짓에는 넘어갈 수 없는 가파른 경사가 있었다. 거대한 나무들이 손가락을 벌리자 그 나뭇잎들 속에서 

우수수 소리들이 쏟아졌다. 소리가 고이는 곳이 있었다. 은하수가 그곳에서 조용히 회전하였다. 은잠화라고 했나? 너는 잠자는 듯

아무말이 없었다. 차가운 흙을 입안에 머금고 있었다. 잠자리가 귓가에 날아다닌다. 


그곳에서는 밤하늘이 유난히 지상과 가까왔다. 별들이 지상의 나무 그루터기에 매인 듯 낮은 어둠을 떠나지 못했다.

사슴의 새하얀 뼈들이 군데군데 흩어져있다. 오월이 또 초봄이 지나간 흔적이다. 황홀하게 두 손바닥에 

죽음을 담아본다. 그것은 어룽거리는 빛을 담고 있었다. 어둠은 조금 더 어두워진다. 너는 뜨거운 피 섞인 침을

내 얼굴에 뱉는다. 어둠 속 그 어딘가에서, 누군가 각혈하고 있는 소리 가까이에서 들려온다.   

댓글목록

EKangCherl님의 댓글

profile_image EKangCher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훌륭한 시입니다..
내용 전개가 뚜렷합니다..
가독성이 좋아서 1분 안에 독파..
코렐리 시인님은 시마을문학상을 탈 것..
신성을 목도한 기분으로 묘하게 흥분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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