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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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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0회 작성일 20-10-22 09:27

본문

추우秋雨 / 백록

 

아래아를 품은 가을비가 쓸쓸한 한로의 길목을 따라
고슬고슬 추적거리면
나는 지난날 백로가 허우적거리던
어리목의 상강으로 흐를 것이다
낙엽 따라 흘려버린 추억의 노래를 하염없이 부르다
이윽고 얼어붙을 것이다
상고대의 반주검으로 지난한 동안거에 들 것이다
한동안 추위를 품고 몽롱한 소설을 쓸 것이다
윗새오름처럼 하얗게 혹은 매우 흐릿하게
대하소설을 쓸 것이다

마침내 에필로그를 쓸 때쯤이면 나는
싱그러운 초록을 품을 것이다
나의 춘향을 만날 것이다
이 시월에 내리는 비는
그 전주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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