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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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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최상구(靜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26회 작성일 20-10-23 07:35

본문

해가 뜨면 방안 깊숙이 햇살이 날아들던 집.

미루나무 위에서 매미가 청승맞게 울던 집.

할아버지가 긴 담뱃대를 물고 열린 퇴창문 밖으

로 학교에 간 손자를 기다리던 집.

여름밤이면 모깃불을 피워놓고 밤새도록 할머니

의 귀신 나오는 옛날이야기를 듣던 집.

화단에 봉선화, 채송화, 맨드라미, 분꽃이 흐드러

지게  피던 집.

가을이면 빨간 홍시가 주렁주렁 매달리던 집.

저녁이면 행랑(行廊)에 불을 때 음메-음메- 우는

누렁이의 쇠죽을 끓이던 집.

하루 종일 꿀벌이 왱-왱-거리며 들락날락 하던

집.

늦가을이면 박들이 초가지붕 위에 옹기종기 매달

리던 집.

보름날이면 집 지키던 삽살개가 달에 비춰지는

제 꼬리를 잡으려고 빙빙 돌던 집.

추석이면 마당에서 마을 사람들이 북, 장구, 꽹

과리, 징을 치며 푸짐하게 놀던 집.

눈 내리는 겨울밤이면 화롯불 주위에 동네 처녀

들이 모여 앉아 고구마를 구워먹던 집.

짚으로 새 이엉을  얹으면 집 나갔던 말벌들이

기 집을 못 찾아 잉-잉-거리며 울던 집.

처마 밑에 매달아 둔 씨옥수수, 씨감자, 씨수수

가 소슬바람을 쐬며 봄을 기다리던 집.

​남새밭에서 갓 자란 상추며, 배추며, 열무를 솎

아 먹던 집.

차디찬 우물물 속에 김치를 시지 않도록 담갔다

가 꺼내어 먹던 집.

뒷산 느릅나무 위에서 수리부엉이가 부엉-부엉-

울던 집.

​설이면 집 앞 동구 밖에서 동네 아이들이 널 뛰고,

제기차고, 윷놀이하며 놀던 집.

​대밭 모퉁이에서 대추나무 도깨비가 불장난하며

놀던 집.

가을밤이면 높디높은 감나무에서 수수감이 툭-

하고 떨어지던 집.

한 세대가 가고 또 한 세대가 들어차도 세월의

흐름을 가로막으며 목장승처럼 서  있던 집.

야트막한 산 밑에 아기 동산처럼 떠 있던 어릴

적 뛰어놀던 시골집 그립다.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profile_image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생명의 소산의 일어섬을 향해 묵묵히 하나둘 서로를 향하는 사랑의 얼개
같이 서서 같이 되는 길에 순전한 있음으로의 길이 마련됩니다
하나 둘 생동감으로 천상으로의 초대에 답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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