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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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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3회 작성일 20-10-27 06:52

본문

애원 

 



​모두가 봇따리 싸고 있네 

너 떠나면 그 자리 누가 채우라고? 

강풍에 떨어진 초라한 다람쥐 집 

쓸쓸한 섬마을 풍경에 덧칠을 한다 


쓸쓸함이 커져 

내 가슴을 저려내던 소나타 8번이 오버랩 되어

다 해진 무도 회복을 입고 마을을 떠돌던 인어 

날 못 알아보고 

저 검고 깊은 바다속으로 사라진다 


작대기 끝에 매달려 흔들대는 

심장 보따리를 걸러 맨 다람쥐 

결국 한번도 못 따먹은 도토리에 굶주려 

선착 장으로 향하는 외로운 발걸음! 

파도도 방파제를 피해 예를 표한다 


먼 훗날 

이 섬이 무인도로 텅 빈 날 

갈매기도 외면 하는 날 

저 폐가 앞에 내가 서성이겠지 


날 피해 도망가고 숨어버린 문어에게 

크고 배가 나온 항아리를 내려 놓는다 

나의 애원 속에

먹물은 쏘지 않고 순순히 

나의 포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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