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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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시
/ 나싱그리
어느 결혼식장에서
낭송되는 축시에
모름지기 시는 대중에게 다가가야 한다며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는
어느 시인을 아십니까
모두가 펜을 놓을 때
시대를 미화하는 축시에
적어도 마음을 팔아먹는 시인은 되지 말라며
손가락질하는
어느 시인을 아십니까
시가 목적을 발하면 빛을 잃는다며
시는 홍보용 카피가 아니라며
평생 순수시만을 고집한 채
가을날 코스모스로 하늘대는
어느 시인을 아십니까
축시를 부탁받고도
써 놓고 보면 축시가 되지 않아
그럴싸하게 분위기를 못 맞춰
이후 축시를 절대 쓰지 못하는
어느 시인을 아십니까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시의 순수성이 생을 섭렵한 후의 일이길 기대합니다
나싱그리님의 댓글의 댓글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