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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나무 <고목>
나지막한 산자락
옹기종기 모여 사는 마을 어귀에
터줏대감 같은 정자나무,
가지 끝에 듬성듬성 매어달린 잎,
물 한 모금 빨아올리기도 힘이 드는지
가지 부여잡고 바르르 떨고 있다
-
동리아이들 몰려와 등 타고
정수리까지 기어 올라와 놀아도
귀엽게만 보였는데
이젠 작은 바람에도 삭신 쑤시고
곤충, 개미들 파고들어
골다공증으로 허리가 휜다.
-
울창하던 여름
동리 영감 그늘아래 자리 펴고
막걸리 철철 넘치던
장군멍군소리 사라진지 오래고
-
세 들어 살던 산새, 청설모
온다간단 말없이 떠나가고
낙엽 밟는 바람 소리만
폐가처럼 으스스하다
댓글목록
피플멘66님의 댓글

호접몽 한마리
꽃도 아닌 이파리에
앉았다 갑니다
날건달님의 댓글

매일 아침 샤워를 할 때마다 무심한 세월 탓인지, 관리 못 한 제 탓인지, 어쩔 수 없이 바라보는 거울 속 몰골을 보며 삶의 덧없음을 느낍니다. 하지만 어느 시인의 시구처럼 주름살투성이 얼굴과 상처 자국으로 벌집이 된 몸이지만 길손의 그늘이라도 되어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좋은 시, 감상 잘 하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장 진순님의 댓글

피플멘66 시인님 관심있게 보아주시어 감사합니다
풍요로운 결실의 계절 되시길 바랍니다
장 진순님의 댓글

날건달 시인님 부족한 글 좋게 보아주시어 감사합니다 .
상처투성이 벌집이된 몸이지만 길손의 그늘이라도 되어주고싶은 마음..아름다운 마음씨..복된날 되시길 ..